2012년 7월
이제 탄자니아를 떠날 때가 되었다.
아침을 먹고 타자라 역으로 가서 예약해놓은 1등석 티켓을 결제하려 했는데
알고 있던 가격보단 조금 더 비싼 79900실링이었다.
아, 타자라 기차는 탄자니아 다르 에스 살람(Dar es Salam)에서 잠비아 뉴 카피라 음포시(New Kapira Mposhi)까지
2박3일간 이동하는 장거리 기차이다.
탄자니아에서 잠비아나 말라위로 넘어갈 때 많이 이용한다.(말라위는 중간에 환승!)
결국 돈이 모자라서 다시 숙소로 돌아와 소액 환전을 조금 더 하고..
짐을 챙겨서 숙소를 나왔다.
숙소를 떠나려니 갑자기 한국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대사협 주관으로 전국 대학교에서 봉사활동을 온 단체였었다.
반가우면서도 반갑지않은? 복잡미묘한 감정으로 간단히 대화를 나누고...
드디어 1등석 티켓을 구매하려 역으로 갔는데
그사이 티켓이 전부 팔렸다고 한다.. 여기서는 예약이 무의미하다.
그래도 내 사정을 감안해줘서(?) 슈퍼시트 좌석으로 먼저 배정해주고 자리가 나면 1등석으로 옮겨 준다고 했다.
이게 슈퍼시트라는 좌석인데..
그나마 좌식중에는 좋은편이다. 한 사람당 의자 하나에는 앉을 수 있으니까..
그래도 나름 현지인들이랑 얘기도 나누고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다.
이렇게 졸다가 새벽 2시경 옮겨주었던 1등석!
1등석은 침대칸으로 이렇게 누워서 갈 수가 있다.
결과적으로 난 슈퍼시트 가격으로 1등석에 타게 된 셈이었다.
느지막히 일어나 기차 한켠에 샤워실처럼 구색을 갖혀 놓은 곳에서 간단히 세면을 마치고
창 밖을 바라보니 캬~
뭔가 몸뚱아리는 찝찝한데 기분은 좋다.
오랜 시간 지겨우면서도 밖을 바라보면 아프리카의 장관이 펼쳐지는 게 참 볼만했다.
잠깐씩 멈추는 곳마다 창가로 이런 저런 음식, 음료 등을 팔러 다가오는 현지인들이 많다.
찌뿌둥한 몸을 좀 움직일겸 밖을 돌아다니다 만난 아이
마시고 싶었지만...차갑지가 않아서 사기가 좀 그랬다..ㅠㅠ
기차 밖으로 종종 보이는 풍경은
정말 아프리카 스럽다는 생각에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하루에 몇 번 지나가지 않는 기차가 이들에겐 나름의 이벤트인 것 같다.
기차가 지나갈때마다 손흔드는 아프리카인들과 기차를 열심히 쫓아 뛰는 아이들.
"무중구~ 무중구~"
이들은 이 나름대로도 굉장히 행복해 보이는데
스쳐지나가는 외부인 하나가 제멋대로 안쓰럽게 생각했다는게 과연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마치 천국으로 이어지는 기찻길처럼..
2박 3일간의 기차여행은 뭐 나름.. 괜찮지만 하루만 더 있었다면 정말 피곤했을 것 같다.
제대로 씻지도 못한채, 몇몇 현지인들의 텃세에 가끔은 자리도 몇번이나 옮기고
(승무원과 승객이 뭐라뭐라 하는데, 스와힐리어를 뭐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그렇게 뉴 카피라 음포시에 내려서 세 시간을 더 달려 잠비아 루사카에 도착했다.
잠비아는 첫 느낌도 좋고..
아무래도 앞으로는 재밌고 신나는 일만 생길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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