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2012)/탄자니아

[탄자니아, 아루샤] 꿈꾸던 사파리, 응고롱고로

Ryan.Lee 2015. 7. 13. 23:35

2012년 7월


우여곡절이 많았던 다르에스살람, 잔지바르에서의 이야기는 폴리스 레포트로 마무리 하고...

이번 아프리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사파리를 위해 모시(Moshi)를 거쳐 아루샤(Arusha)로 향했다.

모시에서 킬리만자로 산도 한 번 오르고 싶었으나..

이래저래 너무 시간을 지체하면 이 후의 여행이 굉장히 빠듯해질 듯 싶었다.



모시의 (아프리카치고는) 쾌적했던 숙소를 뒤로 하고,

아루샤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마침 같은 브랜치(Kilimanjaro backpackers hotel)가 있어 고민 하지않고 선택했다.


역시나.. 아루샤는 사파리가 목적인 여행자들의 베이스 캠프같은 도시인 만큼..

엄청나게 많은 투어회사와 삐끼들때문에 나같은 여행자는 표적이 되기도 쉽고..참 성가신 일이 많았다.


우선 대략 감을 잡기위해 어느 투어회사에 들어가 얘기를 들어보니,

요즘은 보통 마냐라, 응고롱고로, 타랑기레 를 둘러보고 오는 코스로 많이 다녀온다고 한다.

처음에는 540불을 부르더니, 내가 400불에는 어떻냐니깐 바로 깎아준다...

이런 곳은 일단 PASS!!

(사실 방명록에서 하루 120불정도로 계산하면 된다는 글이 있어서..)


이스라엘 친구 윌리엄이 소개해준 공식(?)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서 정보를 구하는 중, Crown eagle 이라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Notice board에 적혀 있는 '피해야 될 회사'도 아니고 '믿을맏한 회사' 목록에 있는 걸 보니...괜찮을지도.

그래서 찾아가보니 마침 나처럼 예산이 한정적인 여행자를 위한 투어가 있었다!

이미 마냐라 호수로 출발한 투어 그룹이 있는데, 여기에 오늘 저녁에 합류해서 캠프에서 1박하고

다음날에 응고롱고로, 마지막날에 타랑기레를 둘러보고 오는 코스다.


즉, 2박2일 코스로 260불. 나쁘지 않다.


어차피 새들에 큰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면 마냐라는 패스해도 좋으므로.

(아 그리고 세렝게티도 정말 가고 싶었지만..이 시즌 세렝게티의 동물들은 더 북쪽으로 올라가 있어서

1박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어차피 지금 코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은 다 있다고 하니..)


그렇게 얼떨결이지만 당일에 바로 출발.

동물의 왕국에나 나올까 하는..사파리 지프를 타고 출발!!

내가 정말 사파리를 하고 있다니!!

마사이족도 지나쳐 가고

오늘 하루 묶게 될 아프리카 초원 한복판의 캠프 사이트

내 캠프 앞 뷰

전망 참 좋다..!

한밤중에 위험한 동물들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싶었는데

이쪽까지는 절대 안 온다고 하더라.

조금 외진 곳에다 만들어 놓은 곳이니 뭐..괜찮겠지?



다음날.

응고롱고로(Ngorongoro) 국립공원 입장

입구부터 사파리 투어를 온 사람들로 바글바글

이런 차도 있는데 아마 트럭킹인 듯 싶다.

비싸서 포기했던...(눈물)

일반적인 사파리 차량은 대부분 이런 종류!

이제 우리도 출발!!


응고롱고로는 아프리카의 배꼽, 심장이라고도 불리며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살고 있는 야생돌물의 보고다.

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고.. 제주도의 약 8배 크기라는 세계 최대의 분화구이다.

진정한 아프리카 사파리를 느끼려면 이곳에 와야되지 않을까 싶다.


어이쿠 사자님

분화구 주변을 따라 안개가 껴있었는데, 막상 분화구 바닥은 안개가 없어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구경하는 사이 어느샌가 근처에 또 출현하신 사자님

사실 사자는 사파리 빅 파이브 중에서 가장 보기 쉬운 동물 중에 하나이긴 하다.

우리집 루나와 쉬고 있는 자세가 똑같다

조금 이동했더니 이젠 누우떼 출현!!

정말 엄청나게 많다 얘네들은..

뒤에도 나오겠지만 얼룩말, 누우, 톰슨가젤은 진짜 실컷 구경한 것 같다..

어느새 우리와 함께 이동중인 사자님

갑자기 위를 쳐다보지 않을까 조마조마

근데 이렇게 보면 우리집 루나랑 뭐....사이즈만 좀 다른데..

늠름한 사자님

사자는 정말 많다.

근데 사냥하는 모습을 보기가 참..어렵다.

한 번 사냥하면 며칠은 이렇게 뒹굴대니까 말이다.

이제 지겹게 보게 될 얼룩말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분화구 경계이다.    

이렇게 길막하며 잠들어버린 사자님들도..


품바다 품바!!

정말 겁많은 톰슨 가젤



타랑기레에서 더 많이 보게될 코끼리

정~말 많다

저 멀리엔 하마까지..

실제로는 하마가 정말 위험한 동물이란거.. 더 이상 가까이 가진 않았다.

이렇게 쳐다보니 은근 무섭네

근데 빵빵거리면 알아서 비켜줌

점심시간.


나 참..여기서 별일을 다 겪었다.

점심으로 나눠준 도시락에 말라 삐트러진 치킨 몇 조각에 샌드위치, 바나나가 들어 있었는데

무심코 샌드위치를 들고 한 입 베어문 사이.. 나무 위를 멤돌던 독수리가 쥐도 새도 모르게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갔다.

다행히도 깜짝 놀라 손을 빼는 바람에 일부는 건졌는데....

내 머리 위를 빙빙 도는 독수리를 경계하며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말라 삐트러진 치킨을 한 입 베어무는 순간 ....


이번엔 뺏겼다..하..ㅜㅜ


가이드 말로는 종종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서 웃었지만

순간 벙찌면서도 어이가 없었던 경험이었다..(흑흑)

내 치킨내놔!!


버팔로..(맞겠지?)

누우랑 버팔로랑 구분이 어렵다. 버팔로가 좀더 소랑 닮은 듯..?

우리 차를 향해 돌진 하던 얼룩말

엑셀 몇번 밟아주며 빵빵 하니까 옆으로 길을 내어준다.

이렇게 응고롱고로에서의 하루가 지나 갔다.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구경하며 돌아다녔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응고롱고로는 상대적으로 작을지 몰라도 지형 특성상 일 년 내내 먹을 것이 풍부해

초식동물들도 이 곳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연중 어느때 오더라도 그때그때의 매력도 다르고 볼거리도 다양하다.

(이렇게 다음에 올 핑계를 만들어 놓고..)


내일은 사파리 마지막 날, 타랑기레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