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2012)/이집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슈크란! 알렉산드리아!

Ryan.Lee 2013. 7. 4. 00:37


2012년 5월


말도 많고 탈도 정말 많았지만 정들었던 알렉산드리아를 떠나려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사실 여기엔 전후사정 다 생략하고 빠르게 전개를 해버려서

어떻게 된 일인지는 (다들)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책임한 그들에게 실망을 해서 더 이상 같이 일하며 머무를 수 없었다.


어쨌든 이번 포스팅은 그동안 알렉산드리아에서의 인연들을 남겨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 도시를 떠나기전에 그동안 얼굴 익힌 곳을 찾아 인사하러 다녔다.

일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있던 조그만 동네 Take Out 전문 음식점

잘 보면 여기 직원이 어서 오라고 손짓 하는게 보인다.ㅋ

이 친구랑 얘기를 그나마 많이 했는데, 얘가 영어를 전혀 못해서 안 되는 아랍어로 얘기하느라 애먹었다.

내 아랍어 실력도 짧은지라 그냥 학생인데 이집트에 일하러 온 친구 정도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메뉴판에도 아랍어만 써있고 주문도 다들 뭔가 특이하게 해서 처음 주문할 때는 힘들었다.

슈와르마를 여러번 만들었던 아저씨~

가격 저렴한 동네 음식점이지만 저렴하고 계속 찾게 되는 신기한 음식점이다.

엉엉

아 군침돈다..


팔라포(falafel)라는 콩과 약간의 채소로 만든 고로케같은 거라 해야되나..

보통 에이쉬(이집트 빵)에 넣어서 샌드위치처럼 먹거나 그냥 저거만 먹어도 맛있다. :D

한국으로 배달 안 되나요? ㅜㅜ

이 꼬마는 같은 동네사는 아인데

같은 아파트도 아닌데 내가 밖에만 나오면 어디선가 튀어나와서 아는척을 하는 재밌는 녀석이다ㅋㅋ

영어 한 마디도 못하면서 넉살은 좋아~

아 여기도 진짜 로컬만 아는 맛집!

여기 피자 진짜 맛있다. 가격도 싸고 토핑, 치즈도 엄청 넣어준다.

약 2인용 정도 크기의 피자가 삼천원도 안 한다! 

아...


여기는 우연히 알게 된 카페 로즈마리노(Cafe Rosemarino)

사장님이 한국분이시다.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한국인이 몇 십명(?)도 안 되는데 내가 여기서 일하고 있다니 신기해하셨다.

사실 여기를 알게 된 것도 우연히 콰이트베이 근처를 거닐다가

누군가 "저기요" 그러는거다

이런 곳에서 한국어라니,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히잡을 쓴 아이가 말을 걸어 온 것이다.

한국어를 공부중이라며 Owner가 Korean인 카페가 있다면서 가자는 것이었다.

아마도 알렉산드리아에서 유일한 가게일 것이다.

사실 나 좀.....인기 있었다. 훗

특히 오른쪽에 나름 적극적인 라나와 그 옆에 수줍어하는 지나가 가장........ㅋㅋ

조금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뭐~ :P

카페사장님과 한국어를 공부하는 현지 학생들!

나름 엄선해서 직원을 뽑으시는데

이들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이건 이 친구들이 공부하는 한국어 교과서!

오히려 내가 갖고 싶었다. 아랍어 공부하기 딱 좋아 보였다.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동안 가끔씩 들렸기에, 사장님과 친구들에게 인사도 할겸 다시 들려서 이렇게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내 단골 빨래방!

우리집에 세탁기가 없어서 그렇다고 손빨래를 할 여건이 안 되어서..

어쩔수 없이 자주 들렸던 곳이다.

인상은 좀 무서워 보여도 정말 친절한 무함마드!

그래도 이 근방에서 그나마 영어가 통하는 친구라 조금씩 얘기도 나눴고

이제 떠난다고 사진 좀 찍겠다고 하니까 옆에 있던 아들을 안고 포즈도 취해줬다.

내 속옷 하나하나까지도 다림질을 해주던 친구.ㅋㅋ

이렇게 우리 아파트 현관을 나서다 보면

이 책상을 지키는

우리 가드 아저씨! 이 아저씨도 이름이 무함마드였던거 같은데..ㅋㅋ

아 진짜 친절해 친절해!!!

이 아저씨는 영어는 전혀 안 됐었지만. 만날때마다 부담스런 볼키스로 교감을 나눴다.

알렉산드리아의

그리고 노을..


참 오랜만에 사진을 뒤적이며 일기와 기록을 찾아보면서 글을 쓰는데 감회가 새롭다.



난 항상 말했다.

이집트 가보면 정말 진절머리 날 거라고.


"인도 가봤어? 인도랑 비슷해. 아니, 내 생각엔 더할지도 몰라."


'외국인은 돈'이라는 방정식을 가지고 접근하여 사기치고 어떻게 한 번 해보려는 이해할 수 없는 국가와 국민들

이라고 말은 하지만..


짧은 기간이지만 현지인과 부대끼며 살면서 내가 느낀 이집트는 조금 달랐다.

관광객, 외국인을 상대하는 이집션은 물론 그런 사람들이 월등히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이집트, 이집션이 최악이라는 건 그만큼 마음을 열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거울 속을 아무리 들여다봤자 보이는 건 겉에 비춰지는 내 모습이다.

그것이 거울인지 유리인지는 내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비록 일적으로는 조금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되었지만, 이집트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게 해준 이 경험에 감사한다.




شُكْرًا


슈크란, 알렉산드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