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2012)/이집트

[이집트, 시와] 또 사막이야?

Ryan.Lee 2013. 6. 29. 16:45


2012년 5월


알렉산드리아에 머물다가 일을 안 하는 틈을 타서 잠시 시와로 피서(?)를 다녀왔다.

알렉산드리아는 지중해를 끼고있어서 생각보다 그리 덥지는 않았지만

역시 내륙의 사막지역으로 오니 금방 후덥지근해졌다.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와까지는 Ramel역에 있는 버스 오피스에서 티켓(37 EGP)을 구입하고

미크로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이동한 다음에야 탈 수 있었다.

(현지인의 도움으로 버스를 쉽게 잡아 1파운드로 이동!)

터미널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 여행자 둘과 함께 같이 이동했다.


밤새 달려 드디어 도착한 시와!


이집트를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 중의 하나인 곳.

조그만 도시 가운데에 옛 유적인 샤리가 눈에 띈다.

한국인이 많이 들린다는 유세프 호텔이다.

한글로 간판도 써놓고 마케팅을 할 줄 아는구만!

어딜가나 볼 수 있는 당나귀도 있고

드디어 사막 투어를 가게 되었다. (1박 2일, 1인당 120 EGP, 6인기준)

사실 지난 세계 여행때 사막을 너무 많이 가서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일행 둘은 너무나도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고 내가 가야 가격이 저렴해지기에...같이 가기로 했다.ㅋㅋ

총 투어인원은 중국인, 아르헨티나인, 독일인, 그리고 우리 한국인 세 명, 총 6명이었다.

사막 한복판에 나타난 날다람쥐!

투어코스 중에 하나로 오아시스를 찾아왔다.

시와가는 버스에서 만난 일행, 진섭이와 바울이

3년 전만해도 나도 나름 어린축이었는데 그 사이 내가 이렇게 나이들었다니..(눈물)

뜨거운 태양 아래였지만 생각보다 물은 시원했다. 조그만 물고기도 살고 있는걸 보니 신기하긴 하다.

갈아 입을 옷을 안 가져와서 들어가고싶었지만 참았다.ㅜㅜ

Matt와 Juan은 그냥 속옷만 입고 풍덩~

아 나도오오오오~~~

두번째로 이동한 오아시스

아까는 Cold Spring이라면 여기는 Hot Spring이라고 한다.

진짜 여기는 물이 온천처럼 따뜻했다.


ㅎㅎㅎ

우리 투어인원은 정말 다들 특이했다.

뭔가 4차원인 후안은 여기서 멍때리며 명상하다가 선셋포인트로 이동하는데 시간을 지체했다.

그래서 까칠한 중국인 아줌마 앤지가 화가 나서 '왓어스툽피드!'라며 손사래를 치며, 잠시 분위기가 싸늘해지기도 했다.

매트는 만 18살밖에 안 되었는데 파키스탄에서 봉사활동을 1년째하고 있었고

아랍어,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 모두 능통한 엄친아였다. 나름 아는체좀 해보겠다고 스페인어 좀 써보다가 진땀뺐다.

어머니가 콜롬비아인이라서 남미에 조금 살았었다고도 한다.

어쩐지 얼굴에서 남미의 느낌이 좀 난다 했었다.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배울점이 많은 친구였다.

유세프 호텔과 연계(?)된 가이드 겸 드라이버

근데 영어를 못해서 매트가 통역을 대신 해주었지..

아무튼 후안 덕분에 선셋 포인트까지 제대로 이동도 못하고 근처에서 일몰을 바라봤다. 

그리고 캠핑을 하러 이동하는데 여기는 특별히 캠프사이트가 있는게 아니었고

그냥 적당한 곳에서 비박을 하는 것이었다.


해가지고 적당히 잠을 잘 곳을 정하고 자유시간을 갖는데

갑자기 매트가 웃통을 벗고 어디론가 막 뛰어간다. 그러더니 다시 돌아와서 담요를 들고 저멀리가서 자겠다고 하고

후안도 말없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얘네 뭐지?


우리 중국인 아줌마 앤지는 종일 불평을 하면서 차에 들어가서 잠을 잤고

난 나름 명당인 차 지붕에 올라가 별자리를 이불삼아~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차 지붕위에서 잤더니 온몸이 뻐근하지만 일출을 보려고 근처에 높은 듄으로 올라갔다.

사막의 일출은 매력적이다.

정말 끝없는 지평선 너머에서 천천히 떠오르는 해를

멍때리며 보는 게 참 좋다.

아침운동으로 샌드보딩~

가이드가 왁스를 안 챙겨와서 칠도 못해서 그다지 잘 미끄러지진 않았지만 나름 재밌었다.

위에서 보면 상당히 높아보이는데 막상 내려가다보면 할만하다. 

근데 문제는 다시 올라가기가..........안들려


이렇게 1박2일의 짧은 시와 사막투어가 마무리 되었다

나의 첫 사막인 요르단의 와디럼 사막, 꿈꾸던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 가장 재밌었던 페루의 이카 사막에 비하면

내용도 감동도 약했지만

함께했던 사람들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바하리야 사막을 많이들 추천했는데

난 그거랑 비슷한 와디럼사막을 다녀왔으니 P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