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말
이탈리아에서 슬로베니아로 가는 길은 쉽지 않은 길 이었다.
사실은 이탈리아 바리로 가면 크로아티아로 향하는 페리가 있기때문에 페리를타고 넘어가려했는데
원하는 시간에 페리가 없어서 나폴리에서 하루를 더 머물러야 했다.
크로아티아 도착하는 시간도 원하는 때가 아니라 예정에도 없던 슬로베니아를 통해 크로아티아를 가기로 했다.
(이탈리아-크로아티아 페리 시간 알아보기)
나폴리에서 슬로베니아를 가려면 내가 내려온 길을 따라 다시 올라가야했다.
그런김에 야간기차를 이용해서 숙박비도 아낄겸 올라갔다.
하지만 가는 방법도,,슬로베니아에 대한 정보다 없어서 일단 막무가내로 슬로베니아 근처 도시로 가기로 했다.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여행의 돌발성이 재밌지않나 싶다.
나폴리에서 갈 수 있는 도시는 '우디네세(Udinese)'였다. 도착한 후에 터미널에 가서 슬로베니아 넘어가는 방법을 물었더니
일단 슬로베니아와 더 가까운 '트리에스테(Trieste)' 로 가라길래 고리치아를 지나 트리에스테에 도착했다.(5.55유로)
도착해서 슬로베니아 가는 방법을 물었더니 버스랑 기차 모두 마침 일요일이라 연결편이 없다는 것이다. 헐?
일단 '고리치아(Gorizia)'에 있을지도 모르니 가보란다. 아놔..지나왔는걸.
다행히도 공짜 기차가 있어서 타고 고리치아에 도착했다.(이미 여기서 야간이동으로 지쳤다.)
생각해보니 단순 야간 기차를 타서 피곤한게 아니었다.
가격이 저렴한 6인실로 되어있는 기차를 탔는데 앞뒤로 세명이 마주보고 가는 기차였다.
몸집도 큰 서양인들사이에 구겨서 끼워놓았는데 내앞에는 험상궂게 생긴 서양인이 앉아있었다.
뭔가 자꾸 눈치를 보는게 찜찜했는데 그냥 그러려니하고 자려고 했다.
근데 얼마 후 흑형 한명이 와서 자리를 보더니 앞에 백인에게 표를 보여주면서 자기 자리란다.
혼자 세자리에 발뻗고 누워있다가 신경질낸다 그냥 가라며(응?)
결국 몸싸움이 일어났다.아오
흑형은 조금 마르긴했지만 신사적?으로 화만 내고 백인은 힘으로 제압하려하고..
앞에 앉아있는 난 말릴 수도 없고 동참할 수도 없고......제길
곧 승무원이 와서 흑형의 윈을 알리고 백인을 데려갔다.
아,,생각난다 그때의 긴장감이.
그래, 이랬었다. 아무튼 고리차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나랑 같은 처지의 태국인 Dop를 만났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여기도 일요일인지라 교통편이 없다. (유럽은 일요일에 이동하지 말자 ㅜㅜ)
그냥 포기하고 걸어서 국경을 넘기로 했다.
Dop이랑 둘다 가난한 배낭여행자 신분이기에 버스는 무슨. 그냥 국경까지 걸어갔다. 약 25kg에 달하는 짐을 멘채 계속 걸었다.
물어물어 한시간을 걸어서 국경까지 도착했다.
하지만 나처럼 이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은......있을까?
이건 이탈리아에서 들어가는 길에..
우리는 블레드호수를 위해 블레드(Bled)로 가기로 했다. 우연의 일치로 가고자하는 숙소도 똑같은 곳 이었다.
슬로베니아의 국경도시 노바고리시아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일요일이어서 기차역까지 가는 버스가 많이 없다.
배차가 꽤 길어져 한시간 정도는 기다린 것 같았다.
나폴리에서부터 24시간이 넘게 걸려서
드디어 블레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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