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2010)/동남아시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 나라가 한 나라에? 그리고 힌두교의 성지 바투 동굴(Batu Caves)

Ryan.Lee 2012. 5. 12. 08:59


 2011년 2월


말레이시아는 재밌는 나라다.

이슬람국가이긴 하지만 말레이인, 인도인, 중국인이 모여있는 다민족국가이다.

그래서 한 나라에서 각각의 개성있는 민족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처음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에 도착해서 숙소를 잡은 곳은 차이나타운이다.

곳곳에 중국스런 장식과 간판, 그리고 중국음식까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중국인들이 모여 차이나타운을 만드는 걸 많이 봤고, 여기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도 중국계 민족이 많이 살고 있다는게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른점이었다.

현지인들을보면 말레이어와 중국어를 혼용해서 쓰기도 한다.

이건 관운장 ?!

중국에는 실제로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많다고 하는데, 여기에도 그런 비슷한 사원인 것 같다.

여기서부터는 우연히 만난 현지인의 도움으로 편하게 여행했다.

콴, 앤지, 캐스퍼가 우리를 데리고 쿠알라룸푸르 시내를 두루두루 보여주었다. :D

근처에 있는 이름 모를 힌두교 사원이다.

힌두교 사원은 복잡하며서도 화려하다. 아쉽게도 힌두교에 대해서는 아직 아는 게 많지 않아서 이해하기 쉽지않았다.

화려한 탑 장식


이제는 바투 동굴(Batu Caves)로 향했다.

여기도 콴이 차로 태워줘서 편하게 다녀왔다.

시내에서 가려면 지하철로도 한번에 가고, 버스로도 20~30분 정도만 가면된다고 했다.

뭐 아무쪼록 현지인의 호의로 고맙게도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힌두교의 많은 신 중에 무르간을 모시는 사원이라고 한다.

인도를 제외하면 가장 큰 힌두교 사원이란다.

동굴 입구까지 많은 계단이 있는데, 숫자는 힌두교에서 인간이 죽을때까지 지을 수 있는 죄의 숫자인 272개이다.

계단이 세줄인건 과거, 현재, 미래라는 뜻이다.

반짝반짝 황금 무르간신

이제보니 난 '과거'로 올라갔구나

내려올땐 어디로 내려왔더라?

바투 동굴의 내부 모습이다.

종유석동굴로 군데군데 천장이 뚤린 곳으로 빛도 들어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그리고 동굴 내부에는 원숭이들이 무척 많다.

가방 조심해야된다. 원숭이들은 잠재적인 소매치기 범죄자!!

실제로도 손에 뭔가 쥐어져있으면 쏜살같이 와서 뺏어 가는 모습을 종종 봤다.

이상하게도 이 날 찍은 사진 중에는 맘에 드는게 거의 없다.

흔들리거나, 구도가 이상하거나 ㅠㅠ

말레이 전통 음식이긴 한데 이름을 까먹었다.

내 사랑 미고랭 :)

말레이시아 여행 내내 실컷 먹었다. 근데 이건 좀 짰던 기억이 ㅠ_ㅠ

요건 좀 뜬금없지만 페낭섬에서 먹었던 인도 탄두리 치킨!

말레이시아가 맘에 드는게 말레이,인도,중국 음식을 어디서나 찾아 볼 수 있단 거다.

이 날 망고라씨를 두 잔이나 시켜서 마셨더랬지.

KL 타워의 야경 (feat.달)

쿠알라룸푸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의 야경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소유로 한쪽은 우리나라가 나머지 한쪽은 일본이 지은 것이다.

우리나라가 한달정도 늦게 착공을 시작했지만 완공은 일주일 빨랐다고 한다. 역시ㅋㅋ...


이렇게 쿠알라룸푸르를 여행하고 말레이시아르 곳곳을 여행한 후에 다시 쿠알라룸푸르로 돌아왔다.

이제는 정말 여행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하지만

여행은 아직 내게 부족하다며 발목을 잡았다.

그것도 아주 세게..


쿠알라룸푸르에는 공항이 KLIA(국제선 전용), LCCT(국내선 전용) 으로 두개가 있다.

호주에서 올 때도 분명 KLIA에 내렸고, 이번에도 한국으로 돌아가는 국제선을 타야하니 당연히 KLIA로 향했다.

조금 촉박하게 준비를 하는 바람에 체크인할 시간도 아슬아슬했다.


근데 비행기가 없다!!읭?!


알고 보니 '에어아시아'는 국제선도 모두 LCCT에 취항한다는 것이었다.

OMG, 어쩌나,, 당장 공항택시 타는 곳으로 뛰어가 티켓을 끊고 택시타는 줄을 섰다.

급해죽겠는데 앞사람들이 느긋느긋하게 탄다. 가드한테 말해 비행시간때문에 먼저 타도 되냐 부탁했지만 거듭 거절당하고..

비싼 공항택시까지 타고 도착한 시간은 보딩시간 약 30분 전.

근데 이미 수화물라인이 닫혔고 체크인이 끝났다는 날벼락ㅠ_ㅠ

게다가 저가항공이라 날짜변경도 안 되고 엄청난 수수료를 물어야 했다.


이제 그만 집에 좀 들어가려했는데, 막판에 어이없게 말레이시아에 원치 않던 기부도 하고 (퉤퉤)

꺼져가는 여행의 마지막 불씨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


사실 여행이랄 것도 없이, 숙소에서 내 지난 1년 간의 여행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 경험을 하고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인연들도 만나고


정말 내게 과분한 일년이었다.


힘들고 지쳤을 때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기쁘고 즐거웠던 순간이 많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난, 여러가지로 커다란 성장을 했다고 느낀다.

10년, 20년 후에 되돌아보면, 그때의 여행이 나를 크게 변화시킨 전환점, 디딤돌이었으리라 여길 것이 분명하다.


346일 간의 세계일주 끝.

이 말은 곧, 다음 여행 곧 시작 :D



(1년간의 세계 여행기를 늦게 올리는 덕분에 아주아주 축약 마무리했는데,이제 곧 2012년 여행기를 생생히 올립니다!)



떠난다는 건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뭔가가 마음에 맞지 않기 때문에 방향을 바꾼 것이 아니다.

당신이 일상적인 틀에 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떠나는 것은 불만의 토로가 아니라 긍정적 선택이다.

인생의 여정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한걸음 내딛는 것이다.


직장이든 습관이든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쪽으로 계속 움직이기 위한 방향 전환이다.

- 피코 아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