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2010)/아메리카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토레스 델 파이네의 또다른 매력

Ryan.Lee 2012. 4. 14. 06:41


2010.12.30 ~ 2011.01.03


앞 포스팅에 이어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의 세번째 날이다. 그러니까 2011년 1월 1일 새해 첫 날이다.

새해 첫 날의 기분을 만끽할 새도 없이 오늘도 종일 걸어야 했다.

하지만 오늘 일정은 다른 날에 비해 쉬운 날이었다.


3 DAY

Refugio y Campamento Los Cuernos ~ Campamento Italiano (5.5km) ~ Campamento Britanico (5.5km) ~ Mirador (3km) ~ Campamento Britanico (3km) ~ Campamento Italiano (5.5km)

총 이동거리 약 22km

총 이동거리가 22km나 되지만 이날은 Campamento Italiano를 거점으로 텐트를 친 후에 배낭을 놓고 움직였다.

다만 그동안 무리한게 몸에 쌓여서, 배낭이 없어도 나중되니 힘든건 마찬가지였다.

상쾌하게 출발한 2011년의 아침! 새해부터 부지런도 하다...ㅠ_ㅠ

역시 토레스 델 파이네는 트레킹 구간마다 색다른 멋이 있어 매력적이었다.

어째 점점 물가로 가는 듯 했는데, 길을 따라가다보니 정말 자갈해변이 나왔다.

저 멀리만 있던 설산이 점점 가깝게 보였다.

길도 자연스럽게 나있어서 배경과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 근데 설마 이번 코스는 저 설산 속인가??

산넘고 물건너 도착한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치고, 다시 간단한 짐을 꾸려 출발!

(Campamento Britanico에 치느니 어차피 내려올꺼면 Campamento Italiano에 치는게 낫다.)

몸이 한결 가벼워지니 기분도 좋다. 못보던 돌산이 보인다.

새벽 공중파방송에서 애국가 나올때 장면이랑 비슷하지 않나?

동해물과 백두,,,음,,,토레스 델 파이네..

역시 우리처럼 간편한 차림으로 트레킹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여기는 신기하게도

이렇게 나무들이 죽은건지, 다들 메말라 있었다.

화재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만 이렇게 되있길래 색다른 느낌이었다.

점점 길이 없는(많이 다니지 않는 길일지도) 곳으로 가다보니 이런 절경이 나왔다.

카메라로 한번에 담을 수 없는 곳인데 분지처럼 저런 돌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곳이었다.

길이 없길래 그냥 쭉쭉 올라가봤는데, 내려올때 길이 너무 험해 땀 쏙 뺐다.

(정해진 등산로를 절대 이탈하지 말라고 한다.ㅋㅋ)

내려오기 전에 구름색이 신기해서 찍어봤다.

카메라의 편광이나 보정없이 그대로 찍힌 모습인데, 무슨 원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름답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많이 걷고 해서 건강하다고 자부했는데, 이렇게 3일 내내 트레킹을 하니 온몸이 쑤신다.

오늘 은근히 많이 걸어서 삭신이 쑤셔 언능 텐트로 돌아와 일찍 잤다.


4 DAY

Campamento Italiano ~ Refugio Pehoe (7.6km) ~ Refugio Grey (11km)

총 이동거리 약 19km

한 번에 두사람 이상 건너지 말라는 다리라..?

읭? 니들 뭐하는거여

무거워 보이는 배낭을 메고 저러고 사진찍고 있다니..

(참고로 경험상 서양 친구들 배낭은 보통 크기만 크지 그리 무겁지 않았었다. 이번에도?)

근데 저 뒤에 한명이 더 있네?ㅋㅋ

캬,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저 산이 닿을 듯 보이는 곳에 있었는데 이렇게 내려오다니

가까이서 볼 때랑 멀리서 볼 때랑 느낌이 또 다르다.

드디어 Pehoe 호수가 나타났다.

호수 색깔이 참 이쁘다.

이제부터니 길이 어렵지 않다. 평지에 난 길을 따라 쭐레쭐레 가기만 하면 된다.

저기 보이는 Refugio 가서 쉴 생각에 들떴다.

다들 속력을 내고..

(그때의 기분이 아직도 떠오른다 꺄오~)

고요하고 움직임 없는 Pehoe 호수가 매력적이다.

트레킹이 후반으로 치닫을수록, 토레스 델 파이네의 정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드디어 도착!

오랜 시간을 걸어왔더니, Refugio가 반갑다.

시원한 물이라도 한 잔 마셔야지..

두둥! 타들어가는 갈증에 물로는 해결이 될 것 같지않아

아직 낮이지만 시원한 맥주 한잔씩 하기로 했다.

2000페소나 했지만,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흑흑

어영부영 밥해먹고 쉬다보니 두어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목적지도 은근히 거리가 있어서 서두르지 않으면 해지기 전에 도착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아자아자!!

아,참고로 저 시간을 절대 믿을게 못 된다.

마지막 코스라니 바람도 더 세게 불어주신다.

오옷, 뭐지?

조금 가다보니 유빙들이 보였다. 이렇게 떨어져 나온 건 아마도? 처음 보는 것 같다.

이번 마지막 목적지는 Grey 빙하인데 거기서 떨어져 나온 유빙들이었다.

저~멀리 빙하가 보인다.

나 빙하 처음 봤어!!!!!

다시 서둘러 내려와 걸음을 재촉했다.

닿을 듯 닿을 듯 한데 아무래도 캠핑장이 안 보인다.

똑같은 길을 계속 걷는 듯,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을 반복해가는데 도무지 캠핑장이 보이질 않는다.

다행히도 내리막길이 많아 빨리 갈 수 있었다. (아오, 내일은 올라가야되잖아?)

드디어 도착!

캠핑장 앞에는 우리를 반겨주듯 유빙들이 가깝게 떠내려와 있었다.



5 DAY

Refugio Grey ~ Mirador (2km) ~ Refugio Pehoe (11km) ~ Guarderia Pudeto(ferry) ~ Porteria y Guarderia Laguna Amarga (bus)

이동거리 13km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의 마지막 날, 상쾌한 아침!

밤새 새로운 유빙이 더 가깝게 떠내려 왔다.

아침 먹기 전에 잠시 샛길을 따라 가봤다.

에잇, 별다를거 없자나. 괜히 힘만 더 뺐다.

아직도 출발 않고있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Mirador(전망대)로 가서 빙하를 더 가까이 보기로 했다.

가까이서보니 더 웅장하고 멋있었다. 저 끝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밀려내려와 조금씩 부서지고 있다니,,

어렸을 때 맛있게 먹었던 '고드름?'이라는 아이스크림이 생각난다.

요즘도 있나??

이젠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한다.

이제는 정말 몸이 지쳐간다. 5일 내내 걸어다녔다니, 진짜 행군할때보다 더 걸은 것 같다.

우리보다 앞서 도착한 사람들이다. 다들 지치고 쩔어있는 모습이 재밌다.

저 뒤에는 그저께 지나온 산도 멀리나마 보인다.

여기서 이제 페리를 타고 떠나게 국립공원을 떠나게 된다. (이용로 11000페소)

페리가 도착했다.

페리에는 이제 갓 트레킹을 시작할 사람들도 있었다. 흐흐 고생좀해봐랏,,


이렇게 4박 5일간의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 W트레킹이 끝이 났다.

페리만 타면 천천히 페리 위에서 감상하다가 버스타고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로 돌아가면 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고생도 하고 힘이 들었지만,

남미에와서 꼭 봐야하는 건 마추피추우유니사막도 있지만 역시 토레스 델 파이네를 빼면 섭섭할 것 같다.

가뜩이나 여기서 맞이한 2011년 새해는 더욱 잊지 못할 것 같다.


< 4박 5일간 이동거리 >

- 1일차 :  18km

- 2일차 :  20km

- 3일차 : 22km

- 4일차 : 19km

- 5일차 : 13km

총 이동거리 약 92km


국립공원 왕복버스비(13600) + 국립공원 입장료(15000) + 페리(11000) + 장비 대여비(14400) + 식량(5400) + 기타잡비(5000)

= 약 64,000페소 (한화 약 160,000원)

(2010.12.30~2011.01.03 기준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