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2010)/아메리카

[칠레, 산티아고] 산티아고에서 소믈리에가 되어볼까?

Ryan.Lee 2012. 4. 12. 03:56


2010년 12월


남미 여행에서 과연 와인을 빼고 말할 수 있을까. 대형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질좋은 와인을 구매할 수도 있고

유명한 와인도 한국에서보다는 확실히 싸다.

게다가 칠레, 산티아고까지 왔는데 와이너리 투어를 안 하고가면 아쉽지.

가장 널리 알려진 'Concha y Toro'로 향했다. 

산티아고에서 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은데, 지하철타고 Plaza de Puente Alto 역으로 가서(520페소)

버스(480페소) 타면 금방 도착한다.

역에서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는데 현지인에게 물어보고 찾아갔다.

요걸 봤으면 다 온 것임!!

투어는 거의 매시간 스페인어 혹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미리 예약도 할 수 있다. 여기서:P

7000페소에 투어를 신청했는데, 알고보니 학생할인이 되는 것 같았다. ㅠㅠ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건물 등 와이너리의 역사에 대해 소개받았는데, 사실 이런 내용은 재미도 없고, 기억에 잘 안 남는다.

게다가 지금 포도 수확철이 아니라 포도가 많지가 않다.

아직 익지않은 포도들뿐,,투어가면 포도 좀 먹을 수 있으려나했는데 그게 아니었다.ㅠㅠ

다음으로 화이트와인 한잔씩 시음한다.

와인 마시는 방법도 간단히 알려주는데, 시원한게 괜찮았다. 와인은 숫자로 된 이름이었는데 뭐였더라...흑

다음은 와인 창고 구경을 간다. 창고를 가득히 채운 오크통과 그 향기가 진하게 느껴졌다.

다음은 Concha y Toro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Casillero del Diablo 와인을 위해

Casillero del Diablo(악마의 저장고)로 들어갔다.

예전에 와인 저장고에 밤마다 와인이 자꾸 없어졌다고 한다.

이상하게 여긴 주인이 몰래 살펴본 결과, 일하던 인부들의 소행인걸보고

저장고에 악마가 산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뭐 그 후 도둑은 없어졌다나.라는 전설?인데..

뭐 갖다붙인건지는 모르지만 덕분에 유명세를 탄건 맞는것 같다.

이건 한국에서도 크게 비싸지않은 가격에 팔리는 것 같고..

마지막으로 시음한 레드와인!

역시 화이트와인보다는 더 진한 맛과 향이 더 맘에 들었다.

다 마신 잔은 기념으로 가져가라고 하는데 이걸 가져가도 한국까지 들고올 수가 없어서 결국은 숙소에 기증하고(버려두고) 왔다.


때로는 시각외의 다른 감각이 더 기억을 잘 하는 경우가 있다.

사진과 같은 시각 이미지를 보면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지만,

가끔 어떤 향에서 시리아 다마스커스의 오래된 수크가 느껴지기도 하는것처럼..

귀국하고서도 내게 와인 한 잔은 언제나 한국과 남미를 넘나드는 타임머신이 되어주었다.


그만큼 그 진한 향과 맛을 잊기는 쉽지 않다.